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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장에서 매우 다양한 작가들과 매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던 저자가 1990년대 예술의 형태를 관계의 미학으로 풀어 낸 비평서이다. 저자는 “새로운 것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그 대안으로 ‘관계’라는 카드를 꺼낸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동시대 예술의 형태들을 관계라는 키워드 안으로 끌어와 하나의 이론적 준거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에 의하면, 예술 작품의 아우라는 이제 작품 자체나 작가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 작품이 관객과 만나는 바로 그 장소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이제 예술 작품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새로운 “정지의 영역”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틈”으로서 기능하며, 그것은 관객과의 조우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현대 예술의 아우라는 자유로운 연합이다.”라는 그의 명제가 보여주는 것처럼 관객은 자신을 향해 열린 작품과 놀이하고, 연대하며 새로운 관계들을 창조적으로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그가 생각했던 1990년대 예술의 역할이자 지향점이며 이는 여전히 오늘날의 예술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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